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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포스코청암상 수상자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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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수상소감문 (과학상 조윤제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먼저 심사 위원장을 비롯한 심사 위원님들과 청암 재단 관계자들께 제게 과분한 상을 주신 것에 감사 드립니다. 이 상은 개인의 영광이라기 보다는 제게 연구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시고,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부모님과 아내와 가족들, 장인, 장모님을 비롯한 처가 식구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함께 고생을 나누었던 제 실험실 식구들, 현재 포스텍과 처음 한국에서 연구 할 토대를 마련해 주었던 KIST 동료들, 관련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토론과 격려를 하며 교류 하였던 분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습니다.
누구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시작한 연구는 아니었지만 제가 그 동안 한 연구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쁩니다. 유전자의 안정화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 유지 됩니다. 유전자가 손상을 입었을 때, 손상을 인지 하고,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를 이용하여 손상된 유전자가 치유 됩니다. 이 과정을 제대로 이해 함으로 지금은 도저히 어렵다고 하는 질병들이 언젠가는 치유 될 것으로 확신 합니다. 유전자 손상과 회복에 관한 연구의 시작은 단순한 흥미였지만, 항상 제 마음속 한 구석엔 언젠가는 불치병으로 고생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고, 그 소망이 이루어 질 때까지 제 연구는 계속 진행 형 입니다.
제가 대학원 생활을 하던 80년 중, 후반 에는 구조 생물학을 왜 하는지 나중에 이런 분야의 직장이 한국에 있을지 같은 학과의 동료 분 들 조차도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고, 지도 교수조차 일반 X-선 발생 장치 하나 없는 한국에서 구조 생물학 연구가 가능 하겠냐고 냉소적으로 말 하던 때가 생각 납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때 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KIST 에서도 포스텍 에서도 빠른 연구결과 대신 끈기 있게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라고 격려를 받았었고, 그렇게 기다려 주는 기관에서 제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 이었습니다.
싸이언스나 네이처 혹은, Impact factor 몇 점인지 등으로 연구 업적이 평가 되는 시대에 제 연구가 과연 어떤지 때로는 저도 많은 혼돈과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저 또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좋은 결과들이 Science 나 Nature 에디터로부터 퇴짜 맡기도 하고, 그것을 실패로 생각 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관련 분야의 일을 계속 해 왔고 지금도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유명 저널 에디터가 중요하지 않다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또 유명 저널에 내서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연구 하는 것 도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누가 알아 주던 그렇지 않던 중요하다고 믿는 제 자신의 믿음을 가지고 그 믿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서 하나님께서 쳐놓으신 비밀의 커튼을 열고, 그 속에 숨겨진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순간 과학자로써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기초 과학이라는 어쩌면 당장은 크게 도움되지 않아 보이는 일들을 하면서 때로는 힘들기도 했고, 또 즐겁기도 했습니다. 유전자의 안정화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해오는 과정에서 제가 발견한 작은 진실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좋은 논문으로 세상의 화려한 주목을 받는 순간이 아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과정 중에 찾아온다는 것과 그 순간은 멈추지 않고 그것을 계속 시도할 때 찾아온다는 것 입니다. 청암 박태준 회장님은 훌륭한 기업인이기에 앞서 미래를 내다 보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기에 저는 평소 그 분의 안목과 혜안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눈에 당장은 크게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 기초 과학의 한 분야 지만, 언젠가는 암과 같은 난치병을 고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 합니다. 지난 10년간많은 훌륭한 분들이 포스코 청암상을 수상하였으므로 이 분들중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서 포스코 청암상을 제정한 청암 박태준 선생이 하늘나라에서라도 기뻐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제 연구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조성해 주신 아름다운 환경과 질서 가운데 일어나고 있음을 믿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저를 인도 하시고 앞으로도 제 여정 가운데 함께 하실 것 믿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수상자 수상소감문(교육상 이형규 금오공업고등학교 교장)
감사합니다.
포스코청암상 교육상 수상자인 금오공업고등학교 교장 이형규입니다. 국내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청암교육상 수상자로 저희 금오공업고등학교를 선정해주신 교육상 선정위원회와 이를 인정해 준 대한민국 대표기업 포스코에 금오공업고 온 가족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청암교육상 수상자는 금오공업고등학교이지만 실제의 주인공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국의 근대화에 앞장선 역군들, 그 중심에 섰던 금오공업고 만 오천여 동문들과 학교의 역사를 같이한 금오교육공동체 모두가 주인공 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오공업고등학교는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의 역사와 함께 해왔으며, 역사의 명암도 함께 공유해왔습니다. 이런 금오공업고는 직업교육의 새로운 교육과정을 실천해보겠다는 아름다운 꿈을 간직해 왔습니다. 즉,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뿌리내려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생태계를 바꾸고 이를 통해 직업교육의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본교 졸업생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나 소개드립니다. 학교가 개교한 후 3년 뒤, 1976년 11월에 국립영화제작소에서 제작한 「공업입국의 기수들」이라는 영상자료를 보면 금오공업고 설립 당시의 초심과 금오공고가 추구하는 직업교육과정의 모델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미 40년전에 금오공업고는 미래의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인력양성 프로그램임을 펼쳐왔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당시‘김진묵’학생은 수원의 오목천동에서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 또한 찢어지게 가난하여 학비를 정상적으로 내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액 국비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금오공업고가 있었고 여기에 지원, 합격하는 순간 김진묵 학생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으며, 홀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들판에서 함께 그려본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세계가 하나씩 다가왔습니다.
그 학생은 정밀가공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다짐을 갖고 금오공업고에서 열심히 기술을 연마했으며, 어머니는 날마다 촛불 켜고 자식을 위해 기도했고, 그런 어머니의 정성에 보답하고자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공부했습니다. 학교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과제 중심으로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능대회에서 메달을 수상하고 훗날 이 학생은 대연엔지니어링 사장이 되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업가로 성장함으로써 꿈을 현실로 이루었던 것입니다.
지난 43년간 산업발전에 뿌리가 되는 기계, 정밀 분야에서 훌륭한 기술・기능 인재를 배출하여 조국근대화에 첨병 역할을 하였을 해 온 금오공업고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걸어왔던 것처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뿌리내려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생태계를 바꾸고 이를 통해 직업교육의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우리나라 직업 교육에 종사하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고 현재도 저희 학교가 추구하는 현재 진행형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마이스터고로서 산업 수요 맞춤형 인재를 7-Track을 통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학교 교과과정 내용들이 온당히 평가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고 가슴 벅찹니다.
우리 금오가족들은 우리가 꿈꾸고 있는 학교,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직업교육의 작은 몸짓이 흔들림으로, 종소릴 내는 공명이 되어 모두에게 아름다운 소리로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정착민이 아닌 유목민의 자세로 바람에 역사를 쓰며 직업교육의 새로운 길을 찾아가기 위해 금오의 온 가족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국정에 바쁘신 가운데도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참석해주신 이준식 사회부총리님,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포스코 청암교육상을 주신 권오준 포스코 회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자 수상소감문(봉사상 안규리 라파엘클리닉 대표)
라파엘클리닉을 포스코청암봉사상의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선정위원회와 권오준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19년 전, 오늘 같은 봄날이었습니다. 저는 학생 네 명과 함께 남루한 궤짝 두 개에 약품 몇 종을 채워 들고서 청춘이 가득한 대학로를 가로질러 우리의 첫 진료소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근로자 환우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내뱉는 서툰 한국말은 반말에다, 어디선가 배운 욕도 섞여 있었습니다. 사실 무서워서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 무섭게 늘어나기만 하는 환자수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우리는 혜화동 신학대학 내 비어있던 한 공간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진료를 돕겠다고 찾아왔습니다. 그 빈 공간은 순식간에 17개 진료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여전히 환우들 말투에는 투박함이 남아있었지만, 주변의 격려는 우리를 어떤 힘으로 반짝거리게 했고, 또 든든하게 진료소를 지키게 해주었습니다.
얼마 후 우리는 동성고등학교 강당 복도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 트럭 3대에는 침대며 의자, 의료기기가 가득했습니다. 궤짝 두 개에서 시작된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어느새 환우로 만나 친구가 된 필린핀의 로메로, 뱅글라대시 오바이둘, 페루사람 루이스도 우리와 함께 열심히 짐을 날랐습니다. 오바이둘은 약사였습니다. 음식이 맞지 않아서 심한 속탈이 났었는데, 친구들의 소개로 라파엘클리닉을 찾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망설이다 이 곳을 찾아왔었는데, ‘야전병원’을 통해 육체적 아픔과 함께 외로움도 옅어졌고, 낯선 땅 한국에서도 살아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 해 겨울, 우리는 선천성 요로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방글라데시 아기, 죠이를 만났습니다. 죠이 아버지 소원은 외아들 죠이가 행복한 나라인 한국에서 자라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가 IMF 금융위기를 겪고 있었음에도, 한국은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꿈에 그리는 나라였던 것입니다. 정말 우리의 한국은 다정한 나라였습니다. 신체적 아픔과 더불어 실직과 배고픔에 직면한 환우들에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며 다가왔고, 그 도움에 힘입어 죠이는 세 차례 힘든 수술을 잘 견디며 성장해 주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라파엘도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 활동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9년 전부터 라파엘은 해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주사업은 몽골, 미얀마 네팔의 의료인 교육을 통한 지역사회 의료 지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환우들이 진료와 수술을 받았고, 80여명의 해외 의료진이 의료 연수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아시아 곳곳에서 이분들은 우리를 만날 때마다 능숙한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맞아주고 있습니다. 그들 모습에서 우리는 코피노, 인신매매, 따이한의 상처가 아물어 가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전 세계 70여개 나라에서부터 찾아온 환우들과, 수많은 봉사자들, 그리고 도와주시고 사랑해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지금 라파엘클리닉은 새로운 진료소에서, 그 동안 훌쩍 성장한 후배들과 함께 연간 16,000여명을 진료하며, 연 10회의 해외 의료 지원을 수행하는 기적의 날들을 맞고 있습니다.
올해는 환자접근이 편한 지역으로 의료지원을 확대하고, 우리 환우들에게 맞는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 미얀마 양곤 의대 교수진 초청연수와 방문 연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라파엘 아카데미를 통해서 후배들의 의료 봉사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끝으로 이렇게 지난 시간과 미래에 우리의 꿈이 지속될 수 있게 함께 해주신 라파엘 가족 여러분들, 그리고, 마음으로, 후원으로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 귀한 포스코청암봉사상을 주신 권오준 회장님과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주신 귀빈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오늘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